앞서 세 편의 글(1편 링크, 2편 링크, 3편 링크)에서 솔직한 퇴사 이유를 이야기했다. 퇴사를 망설이는 분들은 저마다 다른 이유가 다 있을 것이다. 그러나 그 이유를 고.대.로 상사에게 보고하기란 참 어렵다. 

 

나는 어떻게 했냐면,

 사실 난 퇴사 통보할 때 최대한 솔직히 말했다. 건강이 나빠졌고, 이런 저런 스트레스가 있어서 더 이상 일을 못 하겠다고 했다. 팀장님과 사이가 좋았고 내 퇴사 사유가 정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. 아프고 스트레스받는다는데 어떻게 일을 더 시키겠는가. 

 

건강 핑계는 좋다

 난 정말 아파서 퇴사하는 거지만, 건강은 참 좋은 핑계거리긴 하다. 퇴사 사유를 대충 둘러대고 싶다면 건강이 나빠졌다고 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. 어디가 아픈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. 

 

이직할 때

 정식으로 이직해본 적은 없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현재 회사에 합격해서 그만두게 되었을 때도 솔직하게 말했었다. 물론 아르바이트와 정직원 채용을 놓고 비교하면 당연히 정직원으로 들어가는 게 나으니 아무도 말리지 못하고 오히려 축하를 받았다. 그러나 회사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라면 조금 곤란할 수도 있겠다. 동종업계라면 더더욱. 

 

 그러나 더 좋은 환경으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잡는 게 맞다. 인재를 데려오는 건 회사 간의 경쟁이다. 그러니 "더 좋은 제안이 와서 이직하게 되었다"라고 말하고 가는 건 나쁜 게 아니다. 이걸 가지고 욕하거나 흉보는 사람이 못난 거다. 그럼 월급 더 주고 복지 더 좋게 가꿔서 붙잡으시던지요..

 

개인 사정

 굳이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아도 된다. 개인 사정이라고 간단하게 이야기해도 좋다. 물론 캐묻고 붙잡겠지만, 그만두는 마당에 굳이 내가 왜 퇴사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을까? 회사는 학교가 아니다. 내가 내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가로 월급을 받았었고, 이제 더는 노동력을 제공할 수 없으니 떠나는 것뿐이다. 퇴사 사유를 이야기할 때 너무 부담 갖지 않고 잘 정리해서 이야기하면 그걸로 됐다고 생각한다.

 

솔직한 게 좋은 이유

 하지만 나는 솔직하게 말했고 다시 회사를 들어갈 생각은 별로 없지만 앞으로도 무언가를 그만둘 때는 최대한 솔직하게 말할 거다. 여러 가지를 해봤고 여러 방식으로 그만둬왔지만 마무리를 깔끔하게 맺고 끝내는 게 응어리가 없기 때문이다. 도망치듯 그만둔 것들은 아직까지 생각나며 마음을 괴롭힌다. 싫은 소리 하기 싫어서 좋은 척, 좋은데 하는 수 없이 그만두는 척했던 마무리들이 생각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. 

 

 퇴사를 고민하고 결정하기까지 그래도 열심히 해왔고 마음을 썼다. 그 마음을 마무리지으면서 거짓말을 치는 건 내가 스스로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느껴졌다. 그리고 세상 참 좁아서 언제 어디서 그 회사 사람들을 다시 만날 지 모른다고 생각하면.. 그냥 지금 예의 바르고 깔끔하게 끝내는 게 미래의 나에게 더 도움이 될 것 같다.

 

 결론은 솔직한 게 제일 속 편하다는 거다. 그러나 그럴 가치도 없는 곳이라면 뭐 거짓말을 치든 도망치든 빨리 빠져나오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.